보이스피싱, 나에게 일어날 줄 몰랐다
소상공인 대출을 찾던 나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한 업체를 발견했다. 3천만 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고, 자연스럽게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이어갔다. 업체는 운전면허증과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했고, 나는 대출 심사를 위해 제출했다.
1시간 후, 내가 이용 중인 저축은행에서 ‘지급정지 명령서’라는 공문이 왔다. 금융거래 위반으로 계약이 해지되었고, 당일 오후 4시까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최소 1년간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동시에 소상공인 대출 업체에서도 연락이 왔다. “현재 대출을 완납하면 7천만 원을 3% 저금리로 빌릴 수 있다. 신용불량자가 되기 전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보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라면 ‘대환대출 위반’이라는 말을 검색해봤을 텐데, 절박한 상황에 몰려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4천만 원을 구할 수는 없었고, 사기범들은 ‘반값 변제 프로그램’이라며 2천만 원만 갚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유도했다. 결국 애원 끝에 2,500만 원을 빌려 입금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길 차가 막히는 도중 갑자기 의심이 들었다. “대환대출 위반? 그런 법이 있었나?” 그제야 검색해봤고, 내 사례와 똑같은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들이 수없이 나왔다.
놀라서 저축은행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대환대출 위반’이라는 법도 없고, 채권추심 담당자 ‘진수강’이란 사람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제야 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손발이 떨렸고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사기범들은 여전히 추가 입금을 요구하며 전화를 해댔다. 혹시 눈치챌까 봐 “일 끝나고 연락하겠다”고 답한 뒤, 바로 경찰서로 가서 신고하고 상대 계좌를 지급정지 신청했다.
가장 미안한 건 지인들에게 빌린 돈과 이 사실을 알게 될 가족이었다. 하루가 지나니 현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는 왜 한 번만 더 생각하지 못했을까? 스스로를 비난하며 무기력해졌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더 이상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서.
보이스피싱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노리는 범죄가 아니다. 절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더 깊이 빨아들이는 악질 범죄다. 내가 당하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이렇게 큰 피해로 돌아올 줄 몰랐다.
지금 나는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힘들지만 이 경험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더 단단해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절대 낯선 금융 거래를 카톡이나 문자로 진행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검색부터 해보라. 나처럼 후회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요약]
인스타그램 광고로 본 소상공인 대출을 신청했다.
업체와 카톡 상담을 진행하며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했다.
1시간 후, ‘대환대출 위반’으로 금융거래 정지 및 당일 상환 요구를 받았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2,500만 원을 입금했다.
다음 날 출근길에 의심이 들어 검색해보니 보이스피싱이었다.
저축은행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니 ‘대환대출 위반’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었다.
경찰서에 신고하고 계좌 지급정지 신청을 했다.
보이스피싱은 절박한 사람들을 노리는 범죄다.
의심되는 금융거래는 무조건 검색하고, 카톡으로 진행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