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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해 고객이 연락오다

힘클린 2025. 3. 24. 08:30

나는 지금까지 숨고라는 플랫폼을 통해 청소 의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처음으로 블로그를 보고 고객이 직접 연락을 해왔다. 광고비나 견적 비용 없이, 내 글을 보고 스스로 연락해 준 고객. 처음 있는 일이라서인지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의뢰 장소는 김포에 있는 오피스텔 원룸. 우리 집과 가까워 이동이 편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예상보다 난이도가 있었다. 복층 구조였다. 천장이 높은데, 내가 가져온 의자를 밟고 올라가도 손이 닿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의 도구를 총동원하고, 마치 원숭이가 된 기분으로 난간에 매달려가며 천장과 창틀을 닦았다. ‘복층 청소할 땐 사다리를 꼭 챙겨야겠다.’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화장실만 정리하면 끝. 그런데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샤워부스 유리 물때. 문제는 아무리 문질러도, 아무리 세제를 써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거였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 방치된 걸까.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강한 세제를 써도, 효과는 미미했다.

“오, 신이시여… 두 번째로 지워지지 않는 오염물인가요.”

혼잣말을 하며 한숨을 내쉰다. 손에 힘을 주고 다시 도전. 스크래퍼, 강력한 세제, 스팀기까지 총동원했지만, 완벽하게 제거하진 못했다. 결국 고객에게 정중하게 설명드렸다.

“스팀기와 약품을 최대한 사용했지만, 오래된 물때라 완벽히 제거하진 못했습니다. 방법을 더 연구해서 다시 와서 처리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고객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바로 청소비를 입금해 주었다. 감사하면서도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남았다. 청소한 부분을 하나하나 설명해 드리고 현장을 떠났다.

문득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다. 약품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청소 기술도 더 익혀야 한다. 1인 기업 힘클린은 오늘도 시행착오 속에서 성장한다.

이 모든 것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다.
한때 무능하다고만 생각했던 내 삶,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를 믿고 응원해 준 아내, 그리고 나의 아들. 그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내일은 더 나은 청소부가 되리라.